성공회대 이슬람 문화연구소 이희수 석좌교수는 “한국 정부는 실수를 바로잡으려는 의지를 보였지만 불충분했다”는 이란 당국의 입장에 대해 ‘동결 자금 문제를 해결하라는 게 핵심’이라고 짚었다.

중동전문가인 이 교수는 25일 유튜브방송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석유 대금을 받기 위해서 한국 정부를 압박하고 불필요한 문제를 이야기하고 윤 대통령의 핵 문제 발언까지 끄집어내는 모든 문제의 초점은 ‘우리 돈 내놔라’”라며 이같이 분석했다.

▲ <이미지 출처='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 유튜브 방송 캡처>

이희수 교수는 ‘우리 정부가 빌미를 준 것 아니냐’는 진행자의 지적에 “그렇다”라고 호응하며 “빌미를 주고, 빌미를 줬으면 즉각적으로 사과를 하고 양해를 구하고 더 나은 미래로 가자고 했으면 아주 깔끔하고 오히려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수 있었을 텐데, 초기 대응에 실패하고 지금도 계속 미적미적하면서 일을 해결하기는커녕 점점 더 꼬이게 만들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과 이란 관계에 있어서 최우선 순위는 그 돈(동결 자금)을 어떻게 빨리 받을까 이 문제”라며 “이 문제에 대해서 우리가 명시적으로, 가시적으로 투명하게 이란을 설득해가는 게 대이란 외교의 핵심인데, 이걸 회피하고 지금 다른 문제로 가고 있어서 정말 답답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을 그렇게 좋아하는 이란 국민들도 지금 돌아섰다”며 “이건 정부 간의 문제가 아니라 중동 최대의, 우리 미래의 잠재적 고객과 시장까지도 흔들리게 되는 여러 가지 면에서도 굉장히 악수를 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일련의 상황에 대해 야당은 “이란과의 관계 악화는 70억 달러의 이란 동결 자금 문제를 더욱 어렵게 하는 것은 물론이고 중동지역에서 대한민국의 외교력을 크게 약화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더불어민주당 오영환 원내대변인은 전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대통령실은 ‘오해가 풀릴 수 있을 것’이라 했지만, 결국엔 국민의 깊은 우려가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오 대변인은 “더욱이 우리 선박들의 호르무즈 해협 항행의 안전마저 걱정해야 될 형편”이라며 “적을 줄이고 친구를 늘리는 것이 외교의 기본이다. 그런데 윤석열 대통령은 적을 늘리는 외교를 하고 있으니 이것이 윤석열 대통령이 말하는 가치 외교냐”고 꼬집었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은 아직도 한마디 사과조차 없다. 자신의 실언으로 흔들리는 대한민국 외교가 보이지 않는 것인가. 아니면 모른 척 외면하는 것인가”라고 질타하며 “대통령발 외교위기가 더이상 되풀이되지 않도록 윤석열 대통령의 대오각성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전했다.